2009년 10월 5일 월요일

경문고등학교의 괴담 두 가지

1. 경문고등학교의 도서실

제가 다니는 학교, 경문고등학교는 작년 도서관을 신축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는 도서관이 없었습니다.

<구글 어스에서 보면 그 과거 모습이 보입니다.
2006년 01월 28일, 고도 428M>

<신축한 도서실, 원래 학교 건물하고 지독히도 안 어울리는 디자인입니다;ㅅ;
참고로 이 사진은 학교 교재에서 발췌한 사진입니다.>

아니, 그저 당시에는 경문고등학교 도서실의 탈을 쓴 그저 서고실이 있었을 뿐입니다.

서고실에는 아무도 볼 리 없는 교육법령집과 학교 개교 초기 중요 문서를 보관하는 곳이라 학생들은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먼지가 쌓여 있기 마련입니다.

작년 여기에서 보관하던 교육법령집을 신축한 도서실로 옮겨야 해서 서고실에 들어가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을 잠궈 두는 자물쇠가 녹슬어버린데다 열쇠마저 분실하여서 창문으로 들어갈 수도 없고 하여서 그냥 대걸레로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갔습니다.

들어가 보니 영화에서나 볼 법한 먼지와 거미줄이 잔뜩 쳐진 책으로 가득 들어찬 다락방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정규 도서관이 없던 시절, 분명히 도서부가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그 도서부는 분명히 서류상으로도, 선생님들도 도서부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소속된 부원도 있었으며 매 축제 때에도 도서실에서 행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문고등학교에는 도서실이 없었으며 경문고 학생 중 도서부 소속 학생이 없습니다.

도서부는 학생, 선생님들의 의식 속에서 분명히 존재했으며
서류상으로도 분명히 존재했고, 지도 교사와 소속 학생도 있었으며 축제 행사도 멀쩡히 진행했습니다.
심지어 학교 행사 예산 편성도 멀쩡히 받았습니다.

하지만 학교 동문회 홈페이지에서는 아무도 도서부원이 아니었습니다.
도서부가 존재하냐는 질문에는 분명히 존재했다고, 분명히 축제 중 포스터를 붙여 놓은 광경도 보았고...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라는 모든 근거에도 불구하고 서류상의 도서부원들과 선생님은 존재했으며 또한 그 활동도 멀쩡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새로 도서실이 건축되며 도서부가 재창설되어 지금의 괴담은 사라지는가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번주 토요일, 학교 운동장 조회를 기회로 할 일도 없고 교무실에 선생님들도 없고(;;;) 해서 1,2,3학년 학생들의 모의고사 등급컷을 본 적이 있었는데 모두 1253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일날 모의고사를 못/안 본 학생은 모두 43명.
이들은 고3 35명-직업반, 결석자, 신종플루 확진자 3인 포함-, 고2 5명-결석자, 신종플루 의심환자 포함-, 고1 3명-전원 결석자-입니다.

그러면 전원 1296명입니다.
그런데 실제 학생들의 수는 1284명입니다.

그리고 교장, 교감선생님을 제외한 선생님들의 서류상 수는 72명-기간제 비정규직교사 3명, 원어민교사 5명 포함-입니다.
행정실에서 이면지로 나온 급여 지급 명세서를 살펴 본 결과 분명히 72명입니다.
그런데 실제 선생님들은 모두 71명입니다!

이 항목은 제가 실제로 접한 후, 일련의 조사 과정 결과 전후 사정이 모두 실제임을 확인한 내용입니다.

다만, 이 모든 과정을 확인한 결과 이 상황이 단순한 행정 착오,
즉, 그저 서류상으로 인한 실수로 이런 괴담이 유래된 것이다라는 것을 확인하여
지금은 행정 착오에 근거한 괴상(?)한 괴담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저 모의고사 응시자수는 어찌 된 것인가...
좀 더 자세히 확인한 결과 서울시에는 OMR 마킹 하나 제대로 못 하는 고 2가 22명 그 이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선생님 숫자는 어떻게 된 것일까요?
이번 년도에 퇴직한 선생님이 급여 지금 명세서에 멀쩡히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흠좀무;ㅅ;

하지만, '도서실 신축 이전의 도서부'에 해당하는 내용은 사실로 검증되었습니다.
학교 기간인력학생(?)인 신호등도 당시 도서부원 기록에는 접근할 수 없었습니다;;;

2. 미술실의 빨간색 잉크

경문고등학교 미술실에는 언제 구입했는지 모를 약 4L 가량의 빨간색 잉크가 있습니다.
엄청 큰 용량이죠...
선생님 말로도 이게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고,
버려도 어느 학생이 계속 들고 와서 그냥 계속 놔 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잉크는 대체 무슨 재료를 사용했는지,
이걸 가져다 펜 촉으로 그림을 그린 적이 있는데
일반적인 검정 잉크보다 훨씬 이물질이 많이 끼었습니다.
게다가 그 산물로 나온 작품도 조금 빳빳해지고 심지어 두껍게 그린 부분은 바싹 마르고 나니 부서지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잉크를 흘리고 그냥 방치하니 칙칙한 갈색이 되었습니다.

갈색 락카보다 좀 더 짙은 색이라 이건 갈색 락카를 액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갈색 락카는 핏빛이 아주 살짝 도는 진한 갈색이고, 말라도 핏빛이 살짝 가시는 물건인데다 이렇게 확연한 변화를 가지는 물건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무엇보다, 이 잉크가 덩이지는 현상이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마치 붉은 젤리처럼 변했더군요. 게다가 결코 좋지 못한 냄새까지 났습니다.
그리고 이걸 조사하려고 표본을 채취하려고 하니 감쪽같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미술실에는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 온 흔적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걸로 만든 작품까지 모두 사라졌습니다.

대체 이 잉크의 재료는 무엇일까요.

-이 내용은 비정상적인 경로로 유통되던 괴담입니다.
실제 괴담인지, 타 학교에서 유래되던 괴담이 모종의 이유로 흘러든 것인지,
그저 경문고등학교 한 곳에서만 존재하는 괴담인지는 확인할 도리가 없습니다.
즉, 이건 경문고등학교에서 유래된 괴담인지도 알 수 없다는 이야기죠;;;
다만, 이런 괴담이 있다는 것을 알아 두고 싶어 추가했습니다.

댓글 18개:

  1. 도서부의 경우...'봉사시간'을 지급하기에 실제 도서부가 아닌 사람들이 대학에 봉사 전형을 지원한다던지 할때 집어 넣어서 대충 했다고 '서류상'으로 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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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ri.es - 2009/10/05 00:57
    는 학교 저희 습니다 무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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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도서부원이라던지 선생님 수는 -_- 교장이나 그 밖의 선생님들이

    돈을 더 -_-;;; ㅋㅋ 그럴수도 있질 않을까요? ㅎㅎ



    괴담은 어디까지나 괴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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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4L 마시기 좋은 용량이군요

    근데 없어졌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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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II Fenomeno - 2009/10/05 09:22
    그렇습니다. 괴담은 분명히 그저 괴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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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10wonsoft - 2009/10/05 12:42
    그렇습니다

    없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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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하하라 - 2009/10/05 00:45
    이...이런...

    구지 괴담이 아니라도 그건 충분히 충공그꺵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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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1.언데드

    2.음 포스터 물감이 굳어서 그런거 같을거에요.. 후후..



    괴담따윈 저리가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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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번드피닉스 - 2009/10/05 20:52
    1. 서류상 착오

    2. 선지[....?]



    ...괴담 아니에요 이딴 거[...]

    어차피 괴담거리도 안 되구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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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저 부조화되는 건물 말이에요.

    왠지 순고를 보는 것 같아요.

    순고 주건물(교사)가 3학년 교사부터 해서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는 그런 학교에요. 무려 3개 건물의 건축양식이 모두 다ㅋ르ㅋ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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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KineticStream - 2009/10/06 20:21
    그러게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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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세르엘 - 2009/10/06 23:25
    적어도 저희 학교는 도서관 뺴고 비스무리한 양식이라 딱히 불만(?)은 없습니다.



    그래도 순고는 역사가 깊어서 놀라운 것이 많ㅋ군ㅋ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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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도서부야 그럴 수도 있다지만....

    빨간 물감은 좀.... 오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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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UKINO - 2009/11/29 00:23
    ㅎㄷㄷ하죠. 하지만 실제로 구전되는 것인지, 다른 학교에서 구전되던 것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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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2003년 경문고 졸업생입니다.
    제가 그 괴담상에 존재하는 '도서부' 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활동도 했었고 서고실 청소 및 서고 정리 그리고
    축제때 문집 편성등 활동이 그럭저럭 있긴 하였으나 졸업 후
    유령화 된듯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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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2009년 졸업생입니다. 도서부원 이었습니다. 현재는 운영이 잘되 않나 보네요. 방송반, 훈련부, 도서부 이렇게 3대 써클이었는데 아쉽네요. 유령써클로는 모퉁이돌이라는 클럽이 있긴했습니다. 알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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