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5일 화요일

서울에 떨어진 눈폭탄

2010년 01월 02일 월요일, 서울시를 비롯한 대한민국 대부분 지역에는 눈폭탄이 떨어졌습니다.
가장 낮게 내린 곳이 10CM 가량이라고는 하는데, 그건 공식 기록이고,
실제로는 가장 적게 내린 곳의 적설량이 약 20CM가량이 아닌가 싶습니다 ㅎㄷㄷ

그래서, 일단 이렇게 쌩판 처음 보는 규모로 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 신기했던 신호등은,
카메라를 들고 나가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눈이 얼마나 많이 왔길래 학원이 막 휴강을 하나 궁금하기도 했고,
학원을 안 가서 시간이 비어버려서 심심[...]하기도 했구요.

<일단 적절하게 아파트 옥상에 올라갔습니다.
여기는 아무도 올라오지 않았던 곳인지라 지금껏 내린 눈의 높이를 잘 알 수 있는 곳이거든요.>

<그리고 손을 집어넣어 보았습니다.
...ㄷㄷㄷ>

<눈이 좀 장난 아니게 왔습니다.>

<주차장의 자동차들은 전혀 움직이고 있지 않았습니다.
오죽 눈이 많이 내렸으면...?>

<이건 오죽 많이 내린 것이 아니라 아예 눈으로 배리어를 씌워 났군요[...]>

<눈을 한움큼 쥐고서 뭉켜 봤는데 보시다시피 잘 뭉쳐지지를 않았습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 눈이 잘 뭉쳐잔다면 눈이 쉽게 다져질 것이고
그 만큼 땅과 밀착, 얼기 쉬운 상황이 되어 버리거든요.,>

<아파트 옥상에서 바라본 한강.
도로에 차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째선지 하얗고 회색스러운 도로...
한강 사진은 아래에서 다루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뭐한거냐 서울시>

<이쪽은 중대병원쪽.
이쪽에 나 있는 현충로도 허옇고 회색스러운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현충로 사진은 아래에서 다루겠습니다.
대체 뭘 하고 있던 것이냐 서울시>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이 신발은 한국군 현용 전투화입니다.
어째서 이런 물건이 제게 있는지는 묻지 말아 주시고요...
전투화를 신고 나간 이유가 운동화는 쉽게 젖어 버리고 굽이 낮아서입니다.
전투화라는 물건이, 가죽으로 만들어졌고,
무엇보다 같은 형태의 민간용 신발보다 무겁고,
그간 잘 손질되어 왔다면 방수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투화는 그간 잘 손질되어 왔기 때문에 매우 훌륭한 방수 효과를 자랑하였고,
일반 신발보다 훨씬 무겁고 굽이 높은 특성상 눈을 밟는 즉시 눈을 짓뭉개며 길을 만들어버리는-그래선지 인도에 나가니까 사람들이 저만 졸졸졸 쫓아다니더라구요 ㄷㄷㄷ-특수능력을 십분 발휘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일반 운동화라면 이만큼 눈이 쌓였다면 양말이 젖어 있어야 정상이지만
그냥 발만 좀 시리고 말았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전투화에 대한 안 좋은 추억때문에 전투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분명히 전투화는 상당히 좋은 물건입니다.
비록 다른 나라의 전투화들보다 제 구실을 못 하는 물건이긴 합니다만...;;>

<정말 대책 없이 쌓인 눈들 ㄷㄷㄷ
자동차가 이글루가 되어 버렸습니다? 우왕?>

<그리고 아파트 현관 앞의 염화칼슘>

<이글루자동차들>

<차 앞쪽에 눈이 푹 파여 있는데, 저거 제가 저렇게 파 놨습니다.
ㄷㄷㄷ한 적설량입니다 ㄷㄷㄷ
손목까지 푹푹 들어가더래요>

<눈 덮인 나무들>

<여긴 쓰레기장인데 여기는 흙바닥과 보도블럭이 공존하던 공간입니다.
그런데 어기가 쓰레기장 구획이고
어디가 보도블럭 구획이고
어디가 흙바닥 구획인지 구분이 안 갑니다[...]>

<그리고 대망의 현충로
서울시, 자동차로 제설을 하라는 거냐>

<이렇게 얼마간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만, 버스가 오지를 않았습니다[...]
버스 타고 출근하셨다 썰매 타고 퇴근하신 아버지 말로는
버스들이 언덕길을 만나면 차를 돌려 도망친다고...>

<지금 인도는 전혀 제설이 되고 있지를 않습니다 ㄷㄷㄷ>

<여기는 한강 진입로>

<아래쪽에 한강이 대충 보이는데요, 한강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발제설(?)이 되어 있었습니다.>

<왼쪽은 몇 개월쨰 계속 그 모양 그대로인 비상상수관로 공사, 오른쪽은 반포지구 방면 한강변로
살다살다 한강변에 사람이 이렇게 없는 건 처음 봅니다.>

<지금 한강변에는 저 끝에 사람 두 명, 신호등 하나.
그렇게 단 세명이서 있었습니다.>

<여하간 한강은 얼지도 않았어요.
그리도 많은 눈을 모조리 포용하는 대인배 한강 ㄷㄷㄷ>

<그리고 집에 들어와서, 고생한 한국군 현용 전투화 한 장.
확실히 방수효과 죽입니다.
아니, 겨울의 냉기와 여름의 열기를 제외한 뭐든지 전투화에는 잘 안 들어옵니다.
그러나 일단 들어오면 인위적으로 빼기 전에는 절대로 안 나간다는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2009년 10월 즈음해서 이런 문제가 물에 국한하여 해결된 신형 전투화를 도입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아직까지 전투화 공장에서는 이런 디자인에서 전-혀 변한 것이 없는 전투화를 양산하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그건 시범 지급이 아니었나 싶기도...합니다민...분명히 민간 업체에서는 지금껏 있는 전투화보다 좋은 전투화를 쏟아내고 있는데 대체 왜 도입을 안 하는지 제 짧은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를 못 하겠네요[...]>

그리고 참 많은 뉴스가 있었지요.

<사진출처는 사진에.
사진을 클릭하면 뉴스 링크로 갑니다.>

이렇게 도심에서 스키를 탔다고 하는데...

사실 이건 별 거 아닙니다.

위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제 아버지는 썰매타고 퇴근하셨습니다.

난곡이라는 산동네에 소재하고 있는 제 아버지의 직장,
강남은 강남이지만 강남이라기엔 너무 내륙인 N고는 산동네에 위치하고 있어 출근할 때 버스가 언덕길에 도달해서는 모든 손님들을 하차시키고 평지로 도망치는 작태를 연출하자 등산하며 출근,
퇴근하실 때에는 걸어 내려갈 수가 없으니 어떻게 퇴근을 해야 할까 생각을 하고 계셨는데...

그 순간 옆에 버려진 박스때기가 보였고...

<N고-당곡사거리 : 도보
당곡사거리-봉천사거리 : 썰매>

그렇게 얼만큼 썰매를 타고 퇴근하신 후 봉천사거리에서 집까지는 걸어서 퇴근하셨다는 훈훈한 이야기[...]
그런데 더욱 신기한 사실은 그렇게 차도로 썰매를 타고 가시는 동안 직선거리 약 2.4KM를 타고 내려가시는 동안 자동차는 물론, 사람 한 명도 없었다고. 그래서 언론을 못 타셨나[...]

그리고 아버지의 말씀을 듣자 하니

나 말고 다른 선생, 학생들도 다 이렇게 집에 갔어

...ㄷㄷㄷ
강남은 강남이지만 강남이라기엔 너무 내륙인 N고는 정말로 비범한 학교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 우리 주변에는 사실 이렇게 많은 용자[...]들이 아무도 모르게 숨어 있는 것일지도[...]

댓글 22개:

  1. 학..눈똥 답안나와요..하지만

    군용 워커도 답안나오게 춥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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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으음. 전투화는 어디 시장가면 구할 수 있는거 아니었나. 으음.

    하여튼 눈똥은 답이 안나옵니다. 쿨럭.

    그나저나 이야기 참 훈훈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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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 눈보니까 교회 생각나..

    교회 : 눈치우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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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애들은 신나고 어른은 욕나오고...



    희비가 교차하는 한주가 될듯합니다.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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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완전 눈의 세상이네요..

    저도 한 번 썰매 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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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부산은 눈이 안 오죠.ㄲㄲㄲ



    스키 타는 분은 봐도 썰매 타고 가는 사람은 처음(아 나도 2005년 때 저렇게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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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정말 폭풍눈이 내렸죠...

    집 앞 슈퍼에 사이다 사러 가는데 무슨 절대반지 파괴하러 가는 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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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살피재는 아마 지금 지to the옥 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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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잉어 - 2010/01/05 05:55
    정말 답 안 나오게 발 시려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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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10wonsoft - 2010/01/05 10:36
    전투화 저거 은근히 구하기 어려워요.

    정말 군대에 계신 분들은...;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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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키리네 - 2010/01/05 11:06
    봉사활동 시간 좀 주면 저도 치우러 가겠습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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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Joshua.J - 2010/01/05 11:14
    역시 눈은 2-3CM만 오는 게 최강인듯 합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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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Ludarin - 2010/01/05 14:41
    눈 참 많이도 왔죠...;;

    저도 이 참에 학교 가서 썰매나 탈까 하다가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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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KineticStream - 2010/01/05 16:54
    서울시 인구가 천만명이 될락말락 해서 이리도 ㄷㄷㄷ한 사람들이 많은가도 싶습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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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hlighter - 2010/01/05 22:28
    절대반지 ㅋㅋㅋㅋㅋㅋ

    완전 공감합니다. 그야말로 폭풍설(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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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UKINO - 2010/01/05 23:55
    그동네는 정말 ㄷㄷㄷ할 겁니다. 그 동네 근무히는 지자체 공무원들 ㅃ2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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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우오 저곳은 잘하면 3월부터 다닐학교 근처!



    그냥 그렇다구요...ㅋㅋ 눈오는날 나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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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ㅡ.ㅡ;; 제가 사는 동네뿐만 아니라 다른곳도 심각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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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번드피닉스 - 2010/01/07 08:56
    여러모로 ㄷㄷㄷ하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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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Jooru - 2010/01/07 02:12
    오오 그렇습니까 강변도시 흑석동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ㅋㅋㅋ



    그냥 심심해서 나갔던 거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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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저 눈길에 10kg무게의 가방을 매고 학원가를 싸돌아다니던 제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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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Ari.es - 2010/01/07 21:58
    ...!!

    고생하셨습니다 ;ㅅ;

    힘든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은 절대로 겹쳐서 일어나지 않는 법입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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